치매노인과의 대화규칙 두번째 : 절반은 흘려 듣자

초기 혹은 중기에 가까운 최씨 할머니와의 대화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가족 혹은 주위에 치매노인을 둔 누군가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을 듯한 에피소드이다.

요양원 거실의 소파에 최씨할머니와 내가 나란히 앉아서 티비를보고 있었다.

TV에 오래전에 오사카에서 공연을 했던 ‘조용필’ 콘서트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갑자기 최씨할머니는 조용히 입을 여셨다.

“👵나, 쟈~ 만나본 적 있어”

“네? 조용필 말씀하시는 거예요? 어디서요?😳”

“👵내가 옛날에 경주에서 여관을 했던 적이 있어. 그 때 어떤 청년이 와서 가수 시험인지 뭔지 하러 왔다는 거야. 나중에 보니 그 청년이 텔레비젼에 나오더라구. 그게 조용필이야”

“네? 진짜요? 대박!”

“👵첫 날와서 짐을 풀고는 다음날 방송국에 노래 부르러 간다고 하더라구”

“오~~~ 근데, 예전에는 경주에서 가수 시험을 봤었나요?”

“👵아니, 서울”

“네? 경주라면서요”

“👵응. 그리고 그 다음날 동네 사람들과 뒷산에 소풍을 갔었는데, 갑자기 곰 두마리가 나타나더니 동네 사람들을 다 잡아먹어버렸어”

“네? 서울에서요?”

“👵아니, 만주”

“갑자기 만주요? 할머니 중국 가본 적 있어요?”

“👵없어”

“……🙄”

요양원 등에서 치매노인들과 대화를 하려면 정신을 잘 차리고 있어야 한다.

잘못하면, 상상속의 곰에게 잡아먹힐 수 있다.

그나저나 치매노인분들은 착각이나 망상은 해도 거짓말은 안하시는 것 같던데…

할머니가 저렇게 콕 찝어서 말씀하시는 걸 보면

설마 정말로 조용필을 만나 본 적이 있는 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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