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당신을 바라 보며…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
사람의 당연한 본능 중에 하나다.
일본 요양원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에 ‘帰宅願望’ 라는 용어가 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귀가희망’ 정도가 되지만, 그 의미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귀소 본능’ 혹은 이를 변형한 요새 언어로 ‘귀가 본능’ 이라고 하는 것이 더 명확히 의미가 전달 될 것 같다.
거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고령의 치매노인 일지라도,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는 욕구가 발현된다.
이는 일본에서 ‘치매 증상’ 중 하나로 구분 지어 놓은 행동이다.
그러나
굳이 치매 증상이라고 구분 짓지 않아도…
저녁이 되면, 본인에게 가장 편안한 장소인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지.
스즈키 할머니는 저녁시간이 가까워 오면 불안정상태가 되신다.
30분에 한 번 씩 내게로 오셔서
“집으로 돌아가야되” 라며 말씀하신다.
스즈키 할머니는, 일주일에 4일 요양원에서 숙박을 하시며 지내신다.
나머지 3일은 본인의 집에서 생활하신다.
“스즈키 할머니~ 집에 가시는 날은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에요”
“그래? 그렇구나…”
할머니의 요청과 나의 대답 그리고 돌아오는 할머니의 풀죽은 목소리.
같은 대화를 할머니가 주무시기 전까지 30분에 한 번씩 반복한다.
주무신 후에도, 3~4회는 잠에서 깨어나셔서 집으로 가겠다고 말씀하신다.
스즈키 할머니의 가족들은 이제 더이상 할머니의 치매 증상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 되었다.
그래서 일주일에 4일은 요양원에서 지내시기를 원하는 상황이다.
사실 가족들은, 할머니가 집에 돌아오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계속 요양원에서 지내시기를 원하고 있다.
계속…
슬픈 현실이다.
그러나 그 가족들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들도 처음에 이렇지 않았겠지.
치매 증상이 계속 되었기에 결국엔 지쳐버렸을 것이다.
치매 노인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집에 돌아가기를 항상 원하는 할머니와
할머니가 집에 돌아오지 않기를 항상 원하는 가족들.
그 둘 사이에 서서 중도를 모색하는 요양원과 직원들.
오늘도
“집에 돌아가야 해”
라고 이야기 하는 할머니를 보며
왠지 모를 슬픈 감정이 올라오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