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하다

‘연명하다’ – 목숨을 겨우겨우 이어가다 라는 의미 입니다.

요양원 침대에 항상 누워계시는 102세의 할머니가 계신다.

몸을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시며,

그럴 신체능력도 없으며,

의지를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저…

누워계실 뿐이다.

사고 혹은 질병으로 인한 결과가 아닌,

중증 치매와 고령의 나이로 인한 결과이다.

이 분의 유일한 신체활동이라고 한다면,

내가 음식을 숟가락으로 떠서 입술에 살짝 갖다 대면, 

그저 본능적으로 입을 벌리시고

식도로 음식을 넘기는 목 근육의 움직임 뿐이다.

초점없는 눈동자는 허공을 응시하고 계실 뿐.

말을 걸어도 반응을 하지 않으신다.

지각할 수 있는 모든 기관들과 인지능력이 사라진 것 처럼 보이며, 그렇게 느낀다.

현재 요양원에서 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곤, 

1.욕창방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누워있는 자세를 변경 해 드리며

2.믹서기로 곱게 갈아 만든 식사을 제공하고

3.몸을 씻겨 드리며

4.대소변 기저귀를 교환하는 것 뿐이다.

그저 ’연명‘하고 계실 뿐이다.

10년 가까이…

‘생명’은 존엄성은 유지하고 계시지만,

‘삶’의 존엄성은 사라진 지 오래다.

내가 감히 타인의 ‘살아있음’을 판단할 자격은 없지만…

때때로…

‘이런 상태로 장수 하시며, 살아 계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명의 존엄함’ 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불순한 생각이 떠오른다.

겨우겨우 연명 하고 있는 삶.

당사자는 과연 원하고 있을까.

과연 가족은 원하고 있을까.

너무 어려운…

그리고

감히, 답을 추측 해서도 안될 것 같은

생명의 존엄성이 달린 질문 이기에.

그러한 생각조차 죄책감으로 다가온다.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을 뒤로 한 채,

오늘도 여전히 나는

아무런 움직임도 반응도 없는

이 분의 젖은 기저귀를 

시간에 맞추어 교환해 드릴뿐이다.

이런 상태의 분들을 일본에서는 ‘네타키리’ 상태 라고 합니다.

‘개호용어’ 이며, 동시에 ‘의료용어’ 이기도 합니다.

이런 단어가 있다는 것은,

이런 상태로 생이 진행되는 분들이 많다는 의미 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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