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 – 어르신을 집으로 모셔다 드리는 개호 서비스
데이서비스의 하루 일과를 마친 저녁시간.
나는 어르신 한 분을 송영차량의 뒷 좌석에 모시고, 어르신의 댁으로 향했다.
김덕순 할머니는 전라도 전주가 고향 이시다. (물론 이름은 가명이다).
김덕순 할머니는 나이 40세가 되어서 일본에 오신 후, 일본에서 40년을 살아오셨다.
인생의 절반은 한국에서,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일본에서 사신 셈이다.
할머니는 뒷 좌석에서 조용히 앉아서 가시다가, 내가 운전하는 모습을 뒤에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계시더니 한 마디를 툭 던지셨다.
“니도 참~ 욕 본다. 월급 쥐꼬리만큼 받으면서…”
“네? 갑자기 뭔소리 래요?”
“쥐꼬리 만한 월급 받는 것은 또 어떻게 아셨데요? 진짜로 월급 쥐꼬리만한데… 그냥 일 때려 치울까요?”
“그라믄 안되제~”
“왜요?”
“니가 그만둬불믄, 나는 누가 집에 델다줄것이여?”
라고 말씀하시더니… 잠시 뒤.
“…그래도 괜찮혀~ 젊을 때, 고생해 놓으면 나중에 괜찮혀~”
“나중에 괜찮아요? 뭐가 괜찮은데요?”
“아, 월급 쪼금씩 오르것제~ 안오르것냐?”
“그래요? 내 생각에 안오를 것 같은데?”
“오르것제…”
하시다가.
“안오를랑가?”
하신다.
“무슨,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답니까? 그런 무책임한 아무렇지도 않게…하시다니…”
“그런가? 알았어~”
그러시다가 잠시 뒤에 한마디 더 하셨다.
“…생각해봉께 무책임하긴 하네~ 미안혀~ 알아서 잘 살아봐~”
“내 원 참. 아주 무책임의 끝을 달리시는 구만”
“아, 시끄러~ 앞이나 잘 봐. 사고나”
할말도 없고 해서, 그냥 운전만 하고 있는 와중에,
한 2 분 뒤, 뒤에서 들리는 말.
“삐졌냐?”
“아, 뭘 또 삐져요~ 내 원 참~”
“오꼬노미야끼 사줄까? 우리 집 앞에 가게 있는데…”
“아, 됐어요. 갑자기 또 뭔 오꼬노미야끼래? 내가 벼룩의 간을 빼먹지, 할머니한테 오꼬노미야끼 사달라고 하겠어요?”
“얘 말하는 것 좀 봐라. 어른이 사 준다고 하믄, 감사합니다~ 하고 먹으면 되지”
“아, 됐어요”
집 앞에 도착하자 진짜 집 앞에 오꼬노미야끼 가게가 있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여기를 왔었는데… 신경을 안써서 그런가 몰랐는데, 진짜 있었네.
그것도 가게가 두 곳이나 있었다.
한 집은 영업을 하고 있었으며, 한 집은 왠지 장사를 안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할머니는 그 두 가게를 번갈아 보시면서, 나에게 이야기 하셨다.
“원래, 문 닫은 집이 맛있는데, 요즘엔 장사 안해. 요즘은 저기 장사하고 있는 저 집만 열어. 저 문 연 집은 딱히 맛있진 않는데, 뭐 또 먹으면 그냥 먹을만 해. 하나 먹고 갈래?”
“아, 안 먹는다니까요? 일하다 말고 뭔 오꼬노미야끼를 먹어요~!”
그리고 문이 닫혀있는 오꼬노미야끼 가게를 보면서 내가 물었다.
“근데, 이 집은 왜 장사를 안해요?”
“주인 할매가 늙어 죽어부렀어”
“네??!!”
대화인지…
꽁트인지…
이렇게 나의 하루는 또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