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방문요양으로 만났던 강할머니는 말수가 거의 없으셔서, 그때는 그냥 가족이 아무도 없겠거니 했다.
몇 년 후, 치매가 발현되고 요양원에 입소 하시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아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치매가 진행되던, 할머니는 항상 본인 방문을 열어두라는 말을 하셨다.
‘아들이 오늘 오기로 했는데, 당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다시 가버리면 안된다’고 하시며 항상 문을 열어 두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염없이 몇 년을 방문만 바라보시던 할머니는 얼마 전 설날에 세상을 떠나셨다.
찾아오는 가족이 없어, 장례는 생전에 다니시던 한인교회 목사님이 맡아서 하셨다. 그렇게 가셨다.
당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오.
말 없이 누워있는 그대여…
다음 생에는…
방문만 바라보지 말고, 방 안에서 아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사시오.
다음 생이 마칠 땐, 설날에는 가지 마시오.
설은 너무 춥소.
몸도 마음도 너무 춥소.
설에는 아들과 손주들에게 새배도 받고, 세뱃돈도 주며 그렇게 지내시오.
자식들이 해주는 떡국도 한그릇 자시고 따뜻한 봄에 가시오.
지난 여름에 며느리에게 받았던 용돈, 치마 속주머니에 꼬깃꼬깃 잘 넣어 두었다가 손주 손에 쥐어 주면서…
그렇게 설날을 보내시면 좋겠소.
그때는 외로이 혼자 떠나지 말고, 가족들 배웅 받으며 가시오.
그때는 남의 나라 말고, 당신 고향 서산에서.
그렇게 떠나는 것이 어떻소?
아무래도 그것이 좋지 않겠소?
잘 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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